저는 겨울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귤 까먹는 즐거움'으로 겨울을 버텨내었다면 이 곳 영국에서는 '스튜 만들어 먹는 즐거움'으로 겨울의 시간을 채워 내고 있습니다. 달큰하고 진한 풍미의 뿌리 채소가 있기에 스튜 그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1-2년에 한번 겨울 즈음에 챙겨 먹는 비프 스튜가 있습니다. 각종 뿌리 야채와 보리가 들어간 서민적인 스튜인데 매년 스튜의 맛이 성숙해 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리 풍미를 달큰하게 뽐내고 있는 겨울 스튜입니다.
3년 전만해도 영국에서 보리 500g 가격이 50-60p(: 한화 9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늘 가격을 체크 해보니 크허헉~ £1.10이네요. 보리 가격이 두배 가량 올라있네요.
비프&보리 스튜 3-4인분 기준
쇠고기 topside인 허벅지 살이나 brisket인 양지머리 살 900-1kg을 준비하여 소금&후추로 간하여 준 뒤, 식용유나 올리브 오일 1-2tbsp을 쇠고기 덩어리 전체를 손으로 맛사지 하듯 두 손으로 부드럽게 코팅하여 줍니다.
큰 팬을 센불로 달궈준 뒤, 오일 맛사지를 끝낸 쇠고기를 넣어
앞, 뒤, 옆, 위, 아래를 꼼꼼하게 시어링하여 줍니다. 시어링한 쇠고기는 잠시 팬에서 꺼내어 한쪽 접시에 담아 두고 식용유나 올리브 오일 2tbsp을 넣어
깍뚝 썰은 양파 1개와 서양대파 1개를 넣어 중불에 지긋이 5분간 볶아줍니다. 한국 대파뿌리를 이용할 때에는 3줄기 정도로 대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양파의 단맛이 충분히 이끌어 내었을 즈음에 당근 큰 거 1개, 파스닙 1개와 셀러리 1-2줄기를 넣어 볶아 줍니다.
파스닙 구입이 불가능 하실 경우 당근이나 고구마로 대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야채가 반지르르하게 볶아지면 시어링 해두었던 쇠고기를 가운데 자리해 주고
비프 스톡 700ml를 넣어 줍니다.
아, 월개수 잎 2장도 잊지 말아 주세요.. 월계수 잎을 넣어 장식해 주면 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는 걸까요?
센불에 국물이 끓어 오르면 불을 중약불로 낮게 하여 뚜껑을 덮고 50분에서 1시간 끓여 주도록 합니다.
1시간 가량 후, 보리 100g을 넣어 주고
캔 토마토 1캔을 넣어줍니다. 평소 토마토 산미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면 설탕을 살짝 넣어 산미를 부드럽게 풀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서 우스터셔 소스 1-2tbsp와 소금으로 간을 하여줍니다.
센불에 국물이 다시 끓어 오르면 불을 중약불로 내려 뚜껑을 덮어 1시간 20분 가량 보리쌀이 부드럽게 익어 들때까지 조리하여 줍니다.
중간 중간 틈틈히 스푼으로 국물을 끼얹어 주도록 합니다. 쇠고기가 드라이해지지 않도록..
이제 완성입니다.
팬에서 고기만 꺼내어
두 슬라이스씩 각각의 그릇에 담고 야채&보리 스튜을 넉넉하게 담아 다진 파슬리로 가니쉬하여 서빙합니다.
두 슬라이스씩 각각의 그릇에 담고 야채&보리 스튜을 넉넉하게 담아 다진 파슬리로 가니쉬하여 서빙합니다.
이 스튜에 잉글리쉬 머스타드가 빠질 수 없지.
보기에 쇠고기가 억척(?)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탄력있는 부드러움을 담뿍 담은 비프 스튜 그 자체입니다.
갓 구운 러스틱한 빵과 함께라면.. 과식을 피할 수가 없겠지요?
버터는 얼마 전 먹고 남은 생크림으로 만든 홈메이드 버터를 곁들였습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버터에 비해 감칠맛이 약한 반면 한결 깔끔하고 부드러운 풍미로 입안을 채워줍니다. 만드는 법은 정말 간단 그 자체입니다.
영국의 겨울엔 스튜지요.
'스페셜 메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 스타일 포크 & 초리조 스튜입니다 (0) | 2024.11.22 |
---|---|
버팔로 윙스, 블루치즈 딥에 콕!찍어 냠~ (0) | 2024.11.21 |
Hola~올라, 스페인 스타일 치킨 라이스 (1) | 2024.11.09 |
볼륨감 좋은 어향동고 레시피 스케치(: 魚香冬菇) (1) | 2024.11.01 |
늘어진 주말en 포슬포슬 소보로 덮밥(: そぼろ丼) (0) | 2024.10.22 |